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2010년 서울시립미술관에 55점의 작품을 기증해주신 동강 조수호(東江 趙守鎬, 1924~ ) 선생의 작품기증을 기념하고 그 작품세계를 조명해보고자 <기증작가 초대전 II – 조수호>展을 개최한다.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서예 예술에 있어 다채로운 필묵의 조형세계를 구축한 원로작가이다. 

이번 <기증작가 초대전 II – 조수호>展은 작가로부터 기증받은 작품과 작가 소장의 국내 미공개 작품들을 다수 포함한 한글/한문서예, 현대서예, 문인화, 묵조, 도자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의 작품 50여 점으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는 기존 시기적 분류에 따른 회고전 방식을 따르는 원로작가 전시 형식을 탈피하고 필법에서 예술의 확장, 변형, 그리고 추상 회화와 서예의 경계를 탐구한 묵조 부문에서 대표 작품들을 선별함으로써 그의 서화에 깃든 사상의 풍부함, 독특한 정신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다양한 관람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작품 제작 도구와 작업실 환경을 전시실에서 일부 재현하고 작가의 예술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도 함께 마련하였다. 

1924년 경상북도 선산에서 출생한 작가는 일찍이 5, 6세의 어린 시절부터 서법의 기초를 익히기 시작하여 대구사범학교 심상과를 거쳐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하여 재학중, 26세인 1947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했다. 이후에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연속하여 4회의 특선을 수상하고 51세인 1974년에는 서예부 제1호 국전초대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작가의 이력 중 특기할만한 점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도 서예가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서양화 뿐 아니라 서예와 문인화, 미술사, 예술철학 등 폭넓은 영역에서 일가를 이루고 하나같이 서예실력이 뛰어난 스승들 아래 수학했기 때문일 것이다. 회화를 전공한 서화가여서인지 정통서, 현대서, 묵조 등 독보적인 창신을 이루었고 특히 회화적인 조형성과 필묵의 연관관계를 탐구한 묵조 작품은 21세기 서예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동강 조수호 선생은 90 평생 끝없이 진취적인 자세로 동양미학과 서양미학의 절묘한 조합을 시도하며 한국/동양 서예의 국제화와 대중화에 힘쓰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일궈냈다. “서예에는 모든 그림이 들어있다”는 작가적 소신으로 한국 서예의 예술적 발전에 기여해온 작가의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동강(東江)의 작품세계와 서예에 대한 새로운 감성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서예 예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가의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기증해주신 작가의 깊은 뜻이 이번 전시를 통해 널리 공유되기를 기대한다. 작가에게 있어 인생 여정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이번 전시는 평생을 정진해온 작품을 기증하고 기증한 한 원로 작가의 뜻을 기리는 동시에 기증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의미 있는 발자취가 될 것이다. 작업을 기증해 주신 선생과 그 가족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한국 모더니즘의 기수로 불리는 소묵 이세득(1921-2001)과 한국의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며 독자적 예술정신을 발현한 소정 황창배(1947-2001) 선생의 서울시립미술관 작품 기증을 기념하여 개최하는 전시. 기증 작품을 비롯하여 작가 소장 작품으로 구성하여 작가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조망하고 미술관의 공공성과 기증문화의 확산을 상기시키고 시립미술관의 위상을 제고하는 계기 마련

자료제공 : 북서울미술관 운영과  ☎ 2124-5210